그런가 보다 /류상희


숨지 마라 했더니 멀리 가고
멀리 가지 말라 했더니
더 높이 올라가 새되어

네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귓속에 지저귀며 둥지를 틀었다.

멀리 가지 말라 했더니
다투 피운 꽃 되어
눈멀게 하고,

사랑이 죄가 되는 순간은
허락없이 품은 마음을 밖으로
표출하는 순간 죄가 되는 건가 보다.

그런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