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 편지/이효녕


푸른 수액의 한 방울 눈떠 꽃이 여기 저기 피어요

기막히는 겨울의 아픔 끝에 맺힌 꽃망울 내 가슴에 넣어요  

첫날 밤 흘린 경이로운 생혈은 사랑의 자국이라 더 아름다워요  

돌층계에 성촉(聖燭)의 불꽃은 내 몸에 옮겨져 타오르고 있어요

당신을 위한 사랑의 제전에 혼자 들어가기가 너무 어려워요

내 눈 속에 당신을 새기지만 혼자 마음의 꽃이 피는 것이 싫어요

가슴 설레는 사랑의 낙원으로 가는 길에

당신의 마음 닮은 꽃을 당신하고 같이 피어내고 싶어요  

초록의 수분으로 흐르는 마음의 꽃이 지금 보이지 않는다면

가슴에 흐르는 당신의 사랑을 꺼내 내게 보내 주세요  

기다림이 무성한 날이면 수정처럼 맑은 거울에

당신을 비쳐가며 그리움의 꽃을 피우며 안부를 보냅니다

꽃잎에 새긴 마음의 답장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