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유서/이 애정


불꽃처럼 살았으니
이대로 죽어진들 또 어떠리

침묵뿐인 겨울 땅 밑에서
꿈을 키웠던 건
뜨겁고 뜨겁게 살기 위해서였어

모진 해풍에
입춘도 지나
때 늦은 눈이 내려도
내가 피어있음은
진정 꽃답게 죽고 싶기 때문이지

타오르던 사랑
끝내 지켜주지 못했지만
기억마저 묻히진 않을거야

오늘은 한껏 피우자
열정없이
늙음은 삶보다 슬픈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