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사람 하나 있으면 좋겠다/유응교


가슴 두근거리며 간직한 작은 비밀하나
둘만이 알고 있는 암호 상자속에
원죄를 저지르고 축배를 들
그런사람 하나 그리운 저녁
멋지고 아름다운 추억을 위하여
가슴 설레며 기다리고
가슴 설레며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람 하나 있으면 좋겠다.


고독한 밤 밤하늘의 별을 헤이며
함께 손잡고 시를 낭송하던
그런 시대는 가고 TV와 컴퓨터가
사랑하는 이의 눈빛을 앗아간 시대
둘만이 알고 있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하여
함께 바라보며 웃어주고
함께 바라보며 울어줄
그런 사람 하나 있으면 좋겠다.


내일을 위하여 오늘은 쉴 수가 없다며
죽는 날까지 숨을 죽이는
숨 가쁘게 돌아가는 도시의 뒷골목
모두가 잠든 퀴퀴한 저녁
심장이 멎도록 달디 단 사랑을 위하여
가진 것 다 쓰고 후회하지 않고
가진 것 다주고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사람 하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