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달 / 최태준

노을이 지고
어둠이 밀려들면
산자락 나지막한 초가집 창가에
희미한 등불하나
외롭습니다.
밤별 하나 둘 내리고
달빛 휘영청 산마을에 모이면
하얀 발자국 소리가
문풍지에 다가서는
떨림으로도
마음 설레는 것은
누구의 수채화 입니까.
늦도록 아랫목에 묻어둔 밥
화로에 올려둔 된장찌개가 끓듯
마음 조림에
애간장을 태우는 기다림은

그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