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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안부를 묻다 / 윤정옥
네 뜨락은 안녕한지
참흙 속 꽃들 뿌리는 건강한지
튼실한 씨들 까맣게 눈 빛내고 있는지
언제였던가, 지친 방문객 하나 돌려보낸
그 손 여전한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대문을 고쳐 닫던
변함없는 삶의 야경꾼
생의 문틀 속으로 들어가
뒷주머니에 곡자를 꽂고 늘 수직만을 그어댔지
모든 곡선과 점선을 지우며 바라보던 눈
다가갈 수 없는 네 마음의 변방을 빙 돌아서
나 여기 와 있는데
그리움이 빠져나간 잎들
참으로 슬프게 붉어지는데
네 뜨락의 가을은 어떻게 오는지
접어둔 안부를 펼쳐 너에게 묻는다
늦가을, 박하향 같은 바람이 좋다던
너에게 시린 맨발의 가을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