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연가 / 조미영


마음에서 아른거리니
눈에서 보이지 않는 모습이
가슴에서 보이기에

저만치 가는 가을 모퉁이에서
숨죽이며 흔들리는 너에게
어둠 찢고 서둘러 달려간다

마주함이 있기에 굳이
오래 머물지 않아도
달빛 처럼 내 안에 스며드는
너를 어루만져 본다

백치같은 미소 뒤에
숨겨진 기다림이
퍼내어도 퍼내어도
바닥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네 방식의 사랑이라면
숙인 고개 들어 나를 봐다오

내가 부를 너의 이름은
가슴부터 쿵쿵 뛰어
불러보기도 전
얼굴부터 단풍이 든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