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뒤의 사랑 / 최 옥

광야였다
시베리아 벌판보다 매섭고
사하라 사막보다 따갑던

견뎌서 얻을 사랑이면
시베리아든 사하라든
그 무엇이 두려우랴

정녕 두려운 건
견딜수록 높아지던
그대 담벼락같은 등...

한 사람의 등을
안을 수 있다면
더없는 행복이지만
그 등을 바라보고 섰다면
얼마나 참담한가

등 뒤의 사랑은
멀어지는 뒷모습보다 아득하고
그 아득함이
한 사람의 등을
바라보는 일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