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가을 숲 길에서/공복자



하얀 구름 뒤에 비치는
평화를 그리워하는 청자빛 가을

걸어도 걸어도 끝없는 듯한
그대 숲 길에서

그리움의 탈을 쓴 삶의 도피자는
사랑의 탈을 쓴 지금의 도망자는

기쁨이 다가오면 찾아오는 집 나간 훼방꾼은
끈적끈적한 여름을 아직 헹구어 내지 못한 채

"오늘도 사랑하라!"
즐겨이 부르던 사랑 노래는 메아리 되어

굽이쳐 가슴을 도는 소태 된 마음
그대여! 돌아오라

사랑이여! 돌아오라
그리움이여! 돌아오라

그대 향내에 취해
붉게 물들고 싶은 가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