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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양성우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모든 들풀과 꽃잎들과 진흙 속에 숨어사는
것들이라고 할지라도,
그것들은 살아 있기 때문에 아름답고 신비하다
바람도 없는 어느 한 여름날,
하늘을 가리우는 숲 그늘에 앉아보라
누구든지 나무들의 깊은 숨소리와 함께
무수한 초록잎들이 쉬지 않고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이 순간에,
서 있거나 움직이거나 상관없이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오직 하나,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들은 무엇이나 눈물겹게 아름답다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인간의 살아 있는 목숨만이 아니라 들풀과 꽃잎
과 벌레와 미물에 이르기까지 살아 있는 것들은 살아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아름답고 신비한 것이다. 살아 있는 사람의 목숨만 귀한 것이 아니라 생명이
있는 것들은 생명을 가지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우리가 숨을 쉬는 것처럼 나무들도 숨을 쉬고 우리가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
는 것처럼 초록의 잎들도 소곤거린다. 살아 있다는 것은 얼마나 눈물겹게 아
름다은 일인가. 그것들이 살아 있어 내가 살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들과
내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 시집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