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께 가려합니다/윤혜숙


하얀 백합꽃 한아름 안고
코끝에 스미는 향기처럼
임께 가려합니다.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들리는 날에 말없이 받쳐주던
우산처럼 임께 가려합니다.

비개인 하늘의 구멍뚫린 모양의
뭉게구름 쳐다보며
환한 미소로 임께 가려고 합니다.

한강의 유람선처럼
햇살 받아 유유히 흐르듯
임께 가려고 합니다.

하얀들꽃 노란들꽃
귀에 꽂아 꽃의 요정이 되어
바람전 속삭이며
임께 가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