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칼

적 명/ 김 용 희

바람을 가르고 날개를 펴서
창공을 날기 위해
비상하는 저 새는
힘찬 날갯짓 칼바람 같고
사랑 미움 그리움
가슴에 품고  

걸망 하나 짊어지고
머리엔 삿갓 쓰고
방랑의 긴 여정을
하려나 보네
세상 모든 게 내 안에 있는데
어느 무엇을 부러워하리요

오늘은
산간에 초가에서 유하고
내일은
강가에서 맑은 물과 벗하며
모래는
동동주에 시름을 묻어두고

지나온 발자욱 안주를 삼아
오늘도 시인은 길을 걸으며
방랑의 지난밤 새벽을 맞아
밤을 새워 지친
물안개와 벗을 삼고
가슴속 별님들  
그려 본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