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박임숙

봄에 피어나  
무더운 여름까지
시들지 않는 도도한 흑장미가

끝내,
고개 떨쿨 만큼
하늘은 줄기차게 울었다.

그래도 숲은!
잠들지 않고
많은 새를 불러 모았다.

창살 안 다람쥐가
영원을 환상하며
늘 쳇바퀴를 돌듯,

울어서라도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싶은 자연의
큰 외침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