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空 虛]
寂 明/ 김 용 희
무거워 지려 애써도
가볍기만 한 내 가슴속
허무하게 탈바꿈한
철이 지난 여울목에
빠르게 흐르는
물과 같은 세월이
가버린 지난 세월 말해줍니다
구름 한점 없는 하늘
텅 빈 가슴속
저 강가에 홀로 서서
시름을 널어놓고
물속의 예쁜 물고기와
정담도 나누고
지난 이야기를 전 해주려고
오늘
그 자리에 머물러봅니다
물에 비친 돌 하나
이끼가 낀 것이
지난 그 세월들 말이나 하듯
내가 던진 작은 돌
텀벙하는 소리에
호들갑떠는 저 고기떼는
지나온 반평생 보는듯하여
오늘은 더 애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