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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봄 벗나무 늘어선 새벽 길위에 떨어진 하얀 꽃잎을 밟던 그길을 따라 이 아침을 걷노라니 지난 겨울 먼 북녘에서 불어온 매서운 눈보라에 움츠렸던 담장가의 개나리 돌틈의 진달래 철죽들이 나른한 봄날의 따사로운 아침 햇살에 한껏 기지개하는 가지에는 제멋에 겨운 꽃봉우리들이 시샘하듯 앞다투어 피려는데 어느새 저편 돌틈에 핀 철죽이 건내는 설익은 미소가 지친 나의 눈에는 어설퍼 빛바랜 옛 추억인듯 흐릿하구나 길위엔 봄의 향기 짙어 가는데 시린 이내 가슴 바람이 찬 들녘에도 꽃피고 새들의 노래 은은한 봄 봄은 정녕 오려나 지나온 긴 세월 삶에 지친 이 영혼에 창백한 옛 추억의 그늘인듯 어렴풋 다가서는 이 아침의 봄은 정녕 타인들의 봄이리라 2005.4.28 서평택에서 동산의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