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 노부부의 슬픈 설맞이
세상 사람들은 다들 즐겁다고 하는데.
세상 사람들은 호주제(戶主制) 폐지를 잘 했다고 떠드는데...
시골에 사는 어느 노부부에게는
즐거운 설이 호주제 폐지로 슬프기만 합니다.
지난해만 해도
시골 노부부에게는 며느리 손자가 서울에서 살고 있어서
해마다 남들처럼 추석. 설 때에는
아들 식구가 시골에 내려와
다른 가정처럼 차례도 지내고 성묘도 하고
다복한 가정이었습니다.
워낙 손이 귀한 터이라 손자는 3대독자랍니다.
할아버지 혼자. 아들혼자. 손자혼자.
형제가 없으니 3대에 걸쳐 독자라고 부른답니다.
그런데 이번 설날은 노부부에게 가슴 미여지는 설날입니다.
불행은 삼년전 아들이 병으로 죽은 것입니다.
며느리하고 손자는 그래도 슬픔을 이기며
며느리가 직장을 다녀 손자를 잘 키웠습니다.
추석, 설. 때는 며느리와 손자는 꼭 시골에 왔습니다.
손자가 장손이라 모두 귀여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