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남녀공학이었던 고등학교 카페에 연재로 올리고 있는 바른 말 바른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퍼 왔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李美子 學 박사가 되기 위해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 팬 클럽에 들어가 열심히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어느 시대의 노래가 듣기 좋은가를 비교 검토 연구하기 위하여 섬마을 선생

노래를 65년 71년 75년 90년 2009년 각각 따로 들어보고 느끼는 바를 비교분석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기교가 덜 한 오리지널 65년 라디오 연속극 주제가가 맘에 듭니다.

 

어느 교수가 그 시대의 가수 중에는 이미자씨가 가장 발음이 정확하게 노래를 부른다고 한 것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이 연구생의 의견은 다릅니다. 흑산도 아가씨의 가사 중에 “흘러온 나그넨가 귀양살인가”

귀절에서 “귀향살이”로 잘못 부르고 있습니다. 또한 홍콩의 왼손잡이의 끝 귀절에서 “왼손잡이 사나이”를 “

사나히”로 부르고 있지요. XXX군의 애창곡 찔레꽃 2절에서는 “천리객창 북두성”을 “철의객점”이라는

잘못된 가사로 부르는 실수도 있습니다. 물론 가사집의 잘못이겠지만.

 

올해 육십갑자 회갑을 맞는 이 사나이에게 스스로를 향한 연민의 감정이 솟습니다. 60평생을 즐기기에만

급급하여 별 욕심 없이 살다보니 명예와 권세는커녕 사는데 매우 요긴한 돈마저 꾀임에 약하여 남의

보증에다 쓰잘데기없는 사업에 올인하여 늦은 이 나이에 고생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노래 가사를

논하다가 뜬금없이 신세한탄을 하여 무슨 꿍꿍이인가 궁금해 하는 친구들도 있으리라 봅니다만.

이거이 뭔 속이냐 하면 평생 돈벌이도 되지않는 남의 잘못된 발음이나 틀린 말꼬리나 잡고

희희낙락대고 있었으니 인간이 살면서 추구하는 그 소중한 것들이 다 나를 피해 달아나버리고

말았다는 뜻입니다. 그런 재주도 어디 요긴한데 쓰였다면 이 꼬락서니는 아니었을텐데 말입지요. 

혹자는 명예나 권세가 다 헛되고 부질없는 것이라 하지만 살아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습디다.

이런걸 논하자면 끝도 없는 일이겠으나 주제가 그런 것이 아님으로 일단락.

 

사십 세가 되기 전까지는 사업에 그럭저럭 신경쓰다보니 사회 친구도 많고 중고등 동창 모임에도

자주 참석하는 편이었으나 성당을 중심으로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고만고만하다보니 정이 들어

바깥에서 모이는 모임이 점점 소원해지더니 급기야는 연말 송년모임 외에는 불러주는 친구조차

없게 되더이다. 그 친구들 일년에 한번 만날까 말까이니 자연스럽게 모든 활동반경이 성당을 중심으로

맞춰지게 되더라 그런 말씀입지요. 신앙심이니 뭐 이런 거는 전혀 관계가 없는 고로 촛점을 거기다

맞추지는 마시길. 그리하야 입만 뻥긋하면 남이야 좋든 말든 성당에 관계된 일을 우선적으로 거론합니다.

 

미사 중에 미사 해설 또는 사회를 보는 사람에게 주송을 본다고도 합니다. 우리 성당 신부와

수녀는 부산 교구 소속입니다. 대부분의 해설자들이 부산 사투리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미사 중에

“일어나십시오” 이렇게 말을 합니다. 거슬립니다. 누웠다 일어날 때에나 일어나십시오이지

앉았다 일어설 때에는 “일어서십시오”가 맞는 말일 터인데 말이지요.

 

오래전 그 해에 내가 다니던 갈현동 성당에서 IMF를 극복하고자 이름을 대면 알만한 나와 친한 연사

한 분을 모셨습니다. 싼 강의료를 지급하면서 또 내가 친분이 있는 강사를 모셨기 때문에 강의 내용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습니다. 강의 중에 본인의 부모를 예로 들며 “아버님 어머님”하는 것이며 지극히

겸손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이려 하는지 우리나라를 자꾸 저희나라라고 칭합니다. 몹시 거슬립니다.

끝나고 좋게 지적해주었지요. 저희나라는 대한민국 자체를 낮추는 것이라고. 이제는 고쳤을 것입니다.

 

며칠 전 인터넷으로 본 무릎팍도사에서 박칼린이 부모님 이야기에 장시간을 할애 하면서 죽자사자

아버님이라네요. 자막으로는 그것을 시종일관 아버지로 바꾸어서 내 보냅니다. 나의 아버지는 존칭도

아버지입니다. 죽었다 깨도 나의 아버지는 아버님이 될 수가 없습니다.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호칭할

때에만 아버님이 되는 것이지요. 남의 칠순 잔치에서 자식들이 한마디씩 할 때 높인답시고 아버님이라

칭하면 기다렸다가 꼭 한마디 해 줍니다. 잘난척 한다고 미운털이 박혀도 참을 수가 없습니다.

 

바로 위에 문단에 있는 며칠 전이 맞는지 몇일 전이 맞는지 헷갈리시지요? 며칠 전이 옳은데

“몇일 전”이라고 잘못 쓰는 분 많지요? 헷갈리다와 헤깔리다, 헷깔리다가 혼란스러우시지요?

헷갈리다가 맞습니다.  “오랜만에 만났습니다”를 “오랫만에”로 잘못 쓰는 사람도 의외로 많습니다.

이렇듯 한국말이 어렵습니다.

 

성당에서 혼례가 끝나고 신랑 신부와 미사를 집전한 주례신부와 사진을 찍는 시간입니다. 사진사가

“신부님은 턱을 약간 당겨 주시죠” 주례 신부와 실제 혼인을 하는 신부가 같이 턱을 당깁니다. 타국에 있는

못난 놈이 웬 한국어 강의 타령이냐고 타박하는 친구가 있을지 몰라 심히 걱정됩니다. 그리 거슬리지 않는다면

 2탄으로 넘어 가겠습니다만...... 아님 그만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