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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외쳐도 혀는 타지 않는다.
인생살이든 불교든 아는 것만 가지고는 해결이 안 됩니다.
세상에는 부모님께 그릇 말대꾸하고,
부모님 가슴에 못을 치는 자식들이 많습니다.
그 자식들이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몰라서 못을 치는 것이 아닙니다.
알면서도, 돌아서면 후회를 하면서도,
부모님과 맞부딪히게 되면 자신을 이겨내지 못하여
정반대의 말을 뱉어냅니다.
아는 것 가지고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불교를 믿는 불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교의 가르침을 듣고 배워서 아는 것만으로는 전체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내가 아는 것만큼 속 기운이 꽉 차서,
하고싶은 것을 능히 억제하고, 화가 날만한 일에도 화를 내지 않고,
시시비비와 세상의 고난 속에서 평정을 잃지 않는 경지에 올라야 합니다.
불교나 인생살이는 아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안으로 다져져 꽉 차야지, 아는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염불을 하든 주력을 하든 화두를 잡든, 아는 것만큼 속의 기운이 꽉 차든지, '나'와 공부가 둘이 아닌 차원을 체험하여야 합니다.
그와 같은 체험이 있으면 흔들리지 않습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와도 파닥파닥 튀지 않습니다.
그리고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거센 바람도 그냥 지나갈 뿐,
'나'를 다치게 하지 못합니다.
흔들리지 않는데 무엇이 문제가 되겠습니까?
모두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뿐입니다.
그러므로 꼭 명심하십시오. 우리는 불(火)이 되어야 합니다.
불! 불이 무엇입니까?
모든 것을 태우는 것입니다.
그런데 '불'을 큰 소리로 외쳐 본들 혓바닥이 탑니까?
혓바닥을 움직여 아무리 '불'을 외쳐도 혓바닥은 진짜 불이 아닙니다.
이처럼 다른 것 가지고는 안 됩니다.
말이나 이론으로는 안 됩니다.
불교인이라면 '관세음보살'을 외우든 화두를 들든 대비주릉 외우든,
'불'하고 외치는 혓바닥이 아니라 진짜 불이 되어야 합니다.
활활 타올라 모든 것을 태우고
차가운 것을 따뜻하게 데우는 불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불이 되면 참으로 불교를 아는 불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등불을 잇는 참불자의 자격이 생깁니다.
결코 혓바닥으로 외치는 '불'을
실제 불인양 착각을 하는 불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
내가 지금 이론적으로 불교를 얼마나 안다'는 것으로는 안 됩니다.
막상 '관세음보살'을 부르든 대비주를 외우든 지장보살을 염하든,
부지런히 물아붙여 불인지 물인지를 분명히 체험을 하고,
대우주와 '나'가 하나인지 둘인지,
그 밑바닥을 뚫어야 참불자의 반열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참불자의 자리에 오를 때까지
부지런히 몰아붙여야 합니다.
새해가 밝아오고 있으니, 이러한 때에 마음을 다잡고 삼칠일(21일)
또는 백일기도로 참불자의 길을 열어 보십시오.
앉았거나 섰거나, 밥을 하거나 차를 운전하거나,
염불, 주력, 화두 중에서 하나를 택하여 몰아붙여 보십시오.
체험을 할 때까지 몰아붙여 보십시오.
입으로 외우는 '관세음보살'이
실지로 모습을 나타낼 때까지 몰아붙여 보십시오. 틀림없이 됩니다.
열심히 하십시오.
체험을 하고 참불자가 되면 인생살이가 참으로 편안해 집니다.
'나' 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람들까지 극락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울산 학성선원 조실 우룡스님-
(월간 법공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