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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2 21:31:41
소금기 배인 지난 여름이 밀어올리는
모래톱에 쌓이는 짭잘한 기억의 끝자락을 붙잡고
나 여기 잠시 머물러도 좋으리
뜨거운 남태평양 검푸른 술렁거림으로
내 순수의 시절들은 하얀 포말로 부서지고
나 그대 곁에 잠시 머물러도 좋으리
앓으며 사는 내게 비 또는 바람이 되어 주었던
언제고 세 발자국 만큼의 거리에 서있는 사람아
그대여, 내 곁에 언제고 이리 머물러도 좋으리
우린 이렇게 언제고 언제고 서로 머무르며
가슴에 상흔을 안고 사는 것인지도 몰라.
보고싶고 그리우면 저 심연에서
돌려대는 맷돌로 아픈 쾌감으로 남아서 살까?
나는 9월을 지나치고 있을 뿐인데
그대곁에 머무르며 흐르고 흘러서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