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혼의 언덕에 서서 ♣
여명을 여는 새벽의 몸부림이
하얀 물안개를 품어 놓은 강가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그리움을 보았다.
영원할 줄 알았던 인생의 황혼
반환점을 한참이나 지나쳤으니
짊어졌던 모든 보따리 다 내려놓고
눈가에 밟히는 은회색 그리움만
가슴속에 고이고이 갈무리 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저녁을 맞고 싶다.
그래도 짧지않은 세월을 보냈으니
헌신짝 버리듯 팽개치지 못하는
무지개빛 추억의 날들은 어이할까?
두 눈을 들어 가물거리는
별빛 가득한 하늘을 보니
눈가에 맺힌 이슬 때문인지
하늘빛도 아련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