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떠나가는가을인데~~

글/바위와구름

한시절 무성히 자라온 갈대가
어느듯 담백색의 꽃을 피워
갈바람에 흐느적 거리고
음표(音標)없는 슬픈 노래로
이별에 노랠 부르는데
가을이 머물다 떠날 자리엔
퇴색해 가는 생명이
을씨년 스럽기만 하다

더 늦기 전에 가슴에 맺힌 한을
피빛으로 토해내는 단풍 잎
뉘 가슴에 외로움을 남기겠지만
쓸쓸하고 애잔함도
낭만이라는 로맨티시즘으로
여운을 남기고
정녕 떠나가는 가을인데

머물러 주지 않는 가을은
오색의 손 흔드는 이별에
연민의 아쉬움으로 남아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다정한 친구와 마주 앉아
향 짙은 허즐렛 커피를 마시며
짙어가는 가을에 노을을 담아
작은 추억이라도 하나쯤
아름답게 남기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