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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과 미소
칼릴 지브란
내 가슴의 슬픔을 저 많은 사람들의 기쁨과 바꾸지 않으리라
그리고 내 몸의 구석구석에서 흐르는 슬픔이
웃음으로 바꿔지는 것이라면
나는 그런 눈물 또한 흘리지 않으리라
나는 나의 인생이 눈물과 미소를 갖기를 바라네
눈물은 내 가슴을 씻어 주고 인생의 비밀과 감추어진 것들을 이해하게 하네
미소는 나를 내 종족의 아들들에게 가까이 이끌어 주며
또한 신들에게 바치는 찬미의 상징이기도 하네
눈물은 나를 저 부서진 가슴의 사람들에게 묶어 주고
미소란 살아 있는 내 기쁨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네
나는 지쳐서 절망적으로 사는 것보다는
열망과 동경 속에서 죽기를 더 바란다네
나는 내 영혼 깊은 곳에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한 굶주림에 존재하기를 바라네
왜냐하면 만족하고 있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비참한 사람이라는 것을 나는 보았으므로
나는 열망과 동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숨쉬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 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음악보다도 더욱 달콤했다네
저녁이 다가오면 꽃들은
자기의 그리움을 포옹하면서 자신의 꽃잎을 접어 잠든다
아침이 다가오면 그녀는 입술을 열어 태양의 입맞춤과 만난다
한 송이 꽃의 삶이란 그리움과 충족
그리고 눈물과 미소
바다의 물은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 함께 모여서 구름이 된다
그리고 구름은 언덕들과 계곡들 위를 헤매어다니다가
부드러운 바람을 만나면 눈물을 흘리며
들판 위로 떨어져서 시냇물과 자기들의 고향인
바다로 돌아가는 강물과 합류한다
구름의 생애란 작별과 만남 그리고 눈물과 미소이지
그렇듯이 영혼은 더욱더 위대한 영혼으로부터 분리되어
나와 물질의 세계로 움직여 들어가며 슬픔의 산과
기쁨의 평원들 위를 구름처럼 떠돌아다니다가
죽음의 바람과 만나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사랑과 아름다움의 대양으로,
신에게로...
시인이며 화가이고 '예언자'인 칼릴 지브란은
1883년 1월 6일 아름다운 삼나무 숲이 향기를 뿜는
예언자의 땅 레바논의 비샤리(Bsharri ; 베챠리)에서
마론파(Maronite) 교회 목사의 딸인 어머니와
부유한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지브란의 아버지는 가산을 탕진하고
가정 불화가 심화되자
그의 어머니는 남편을 남겨둔채 아이들을 데리고
1895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보스톤의 빈민가에 정착을 했다.
지브란은 1898년 8월 레바논으로 돌아와 베이루트의
지혜의 학교(Madrasat Al Hikmat)에 입학했다
이 기간 중(1899)에 할라라는 여인과 이루지 못할 사랑을 경험한다
1902년 레바논을 떠나 보스톤으로 돌아온 지브란은
그림을 그리며 아랍어 저술을 시작했다
1904년 5월 그림 전시회 기간 중에 메리
헤스켈(Mary Elizabeth Haskell)을 만나게 된다
1908년 M.E.H의 도움으로 지브란은 미술 공부를 위해
파리로 떠났으며 그를 '20세기의 블레이크'라고 불렀다는
로댕을 만나기도 했다
영국 작가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와 그림은 니체의 작품과 함께
그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1910년 미국으로 돌아왔다
귀국후 뉴욕으로 자리를 옮겨 그리니치 빌리지의 작업실
즉 아랍 문인들이 '은자의 집'이라 부른 공간에서 창작에 몰두하였다
1923년, 지브란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예언자]를 완성하였으며
생애 대부분을 뉴욕에서 보냈다.
젊은 시절의 지브란은 오토만 투르크의 압제와 착취에 신음하는
조국을 구하기 위해 '작은 화산'처럼 분노와 투지를 폭발시킨
'반항하는 정신'이었으며, 빈곤과 불의와 부패
제도화된 폭력을 규탄하여 인권이 주목받지 못했던 시대에
인간의 존엄을 강조한 열렬한 인권옹호자였다
또한 이미 20세기 초에 오늘의 생태주의자들처럼 아름다운
지구의 소중함을 일깨우면서 자연을 경배하고 보호하며
자연과 교감하면서 자연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 선각자였다.
지브란은 1931년 4월 10일
부활절 후 첫 번째 금요일 밤 10시 50분, 48세로
뉴욕 성 빈센트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 칼릴 지브란의 작품 연보 ■
Nymphs of the Valley (1906) : 계곡의 요정(님프)
칼릴 지브란이 1906년을 전후로 쓴 '마르타, 미친 유한나
천년의 먼지와 영원한 불'을 일컫는다
1948년에 한 데 묶어 출판하였다. '마르타'는 중동 지역의
여성에게 가해지는 억압, 자연과 도시의 대조,
시골과 도시의 대조를 그리고 있다. '미친 유한나'에서는
중동의 부패, 착취, 위선을 고발했다.
'천년의 먼지와 영원한 불'은 윤회와 예정된 사랑을 다루고 있다.
Spirits Rebellious (1908) : 반항하는 영혼 (=반항하는 정신)
'반항하는 영혼'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앞선 '계곡의 님프'처럼
레바논의 억압적 사회 체제를 중심 주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같은 주제를 더욱 직접적이고도
자신만만한 톤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권력의 부당한
남용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데 그친 '계곡의 님프'와는 달리
긍정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작품은 '이단자 칼릴, 무덤들의 외침, 와르데 알 하니, 신부의 꽃가마' 등
네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아랍어로 쓴 작품이다.
The Broken Wings (1912) : 부러진 날개
1912년 1월 아랍어 단편 '부러진 날개'가 출간되었다.
그는 아랍어로 된 헌사를 영어로 번역해서 책에 쓴 뒤
M.E.H 에게 보냈다. 이 책으로 아랍 세계에서 그는 유명해졌으며
May Ziadeh 라는 비평가의 눈길을 끌었다
그녀와는 나중에 특이하고도 깊은 친분을 갖는다.
'부러진 날개'는 그의 몇 권 밖에 되지 않는 소설 가운데
가장 긴 작품으로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예언자'가 영어로 쓴 걸작이라면 '부러진 날개'는 아랍어로 쓴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62년 유세프 말루프 감독에 의해 1시간 30분 길이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A Tear and A Smile (1914) : 눈물과 미소
아랍어 작품인 '눈물과 미소'에서는 이민 초기 지브란이 느꼈던
소외감을 반영하고 있으며, 여기서 '미소'는 그의 상상 속에서
레바논이 형이상학적인 고향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의 희열을 그린 것이다.
The Madman (1918) : 광인
1918년, 36세가 된 칼릴 지브란은 영어로 쓴 첫번째 작품
'광인(The Madman)'을 발표했다(니체식의 아이러니 동원).
'광인'에 나오는 각 우화는 교훈을 담고 있으며, 지브란이
후기 작품에서 다루게 될 주제를 암시하는 것도 있다.
악의, 위선, 불의, 순응, 야망, 맹목성, 청교도주의 등이
신랄하게 풍자되어 있으며, 비록 서정적으로 표현되어 있기는 하지만
냉소적인 어조가 지배적이다.
일부 번역서 중에 그의 연보를 실으면서 '아씨(Madam)'가
영어로 쓴 최초의 작품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이는 명백한 오류이다.
The Procession (1919) : 행렬 (=영가)
1919년 아랍어로 출판된 '행렬(The Procession)'은 자유와
기쁨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젊은이와 세상의 무익함을
한탄하는 현자와의 대화 형식으로 쒸어졌다.
현자는 '노인'이라고 번역하는 편이 더 적절했을지 모르는데
지브란의 세상에 대한 권태감, 세상의 패러독스와 비참함
그리고 고통을 표현하고 있다.
'행렬'의 아랍어 원본은 200행이나 되며, 4행시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각각의 4행시에는 운율이 있다.
4행시 다음에는 젊은이가 노래하는 후렴구 형태의 2행시가 이어진다.
젊은이가 말하는 부분의 운율은 활기 차고 밝은 반면
현자의 운율은 좀 더 무겁고 설교조와 웅변조이다.
국내 번역서의 경우 '행렬(행진)' 대신에 '영가'라는 표제어를 사용하고 있다.
The Tempest (1920) : 폭풍우 (=대폭풍우)
1920년 여름 칼릴 지브란은 '폭풍우'를 발표했다
이 책에서는 니체의 독설적 시각에 영향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집에서 받는 일반적인 인상은 비록 '눈물과 미소'에서 보여
준 더 낙천적인 분위기와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니지만
작가가 또다시 절망적인 충동에 사로잡혀 있음을 느끼게 한다
The Forerunner (1920) : 선구자
1920년 9월 칼릴 지브란의 두번째 영어 작품 '선구자
그의 우화와 시'가 출판되었다
이 모음집의 중요 주제는 각성의 필요성으로서 이 시대에 대한
지브란 자신의 열망을 정확하게 반영한다
The Prophet (1923) : 예언자
칼릴 지브란의 대표작이다. 1923년 9월 말에 산뜻하면서도
검은 표지의 2달러 25센트짜리 작은 책이
복잡한 뉴욕 서점가에 모습을 드러냈다
겨우 2만 단어밖에 안되는 철학적이며 신비주의적인
이 책은 일반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 달만에 초판 1,300부가 모두 팔렸고, 1937년까지
129,233부가 팔렸으며 지금 현재까지도 세계 각국에 번역되어
20세기에 가장 널리 배포된 책 중의 하나가 되었다
Sand and Foam (1926) : 모래, 물거품 (=모래와 물거품)
1926년 영어로 쓴 이 작품은 블레이크의 영향을 발견할 수 있다
다루고 있는 주제는 대부분 '예언자'에서 지브란이 탐색했던
것들로서 시인 자신의 개인적인 체험을 반영하는 것들도 포함하고 있다
Jesus, the Son of Man (1928) : 사람의 아들 예수
지브란은 1926년 11월에 '사람의 아들 예수'를 쓰기 시작했으며
대부분을 정신적 압박이 심한 뉴욕을 피하여 보스턴에서 썼다
1928년 10월 출간되었다
이 책의 특징은 복음서를 통해 잘 알려진 여러 인물들의 시각에서
예수를 바라봄으로써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The Earth Gods (1931) : 지신(地神)들 (=대지의 신들)
'대지의 신들'에서는 첫 번째 신과 두 번째 신의 토론
세 번째 신의 중재형식으로 되어 있다. 비록 이 책에서는
모든 것을 포용하는 사랑의 힘에 관심을 갖고 있기는 하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두운 편이다.
The Wanderer (1932) : 방랑자
'방랑자'는 지브란이 생의 마지막 3주 동안 쓴 글이다
그의 사후에 출판되었다
이 책은 우화집으로서 주로 동물이나 식물을 의인화해
처세에 관한 교훈을 암시한 '이솝우화'나 퐁텐의 '우화집'과는
전혀 다른 주제의식과 표현의식을 선보였다. 한 비평가는 이를
'시적인 우화'라 불렀다.
The Garden of the Prophet (1933) : 예언자의 동산(=예언자의 정원)
지브란은 원래 '예언자'를 3부작 중의 첫 권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논함)으로 하고,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다룬 '예언자의 동산'을 다음 권으로, 그리고 인간과 신의 관계를
다룬 '예언자의 죽음'을 마지막 권으로 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비록 그가 '예언자의 동산'의 원고를 썼고
사후에 바바라 영에 의해 완성되어 출간되었으나
그의 야망이 실현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