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初喪에 다녀와서 / 차영섭
친구 어머님 초상初喪에 갔습니다
잠에서 깨어나지 못해
오래 잠드셨다 합니다
죽은 자는 죽었음을 알까요 모를까요
죽음이란 죽은 자의 몫이 아니라
산 자의 몫이 아닐까요
밤이 오면 눈 감고 자고
아침이 오면 눈 뜨고 살고
사람들은 죽는 연습 살아나는 연습을 많이 하지요
이러다가 연습을 잘 못하여 실제가 되는 날에는
본인은 모르고 타인이 아는 죽음이 되는 거 아닐련지요
옛 노인은 그래서 벼게 밑에 귀중품을 베고 자셨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