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추억 속으로 간다 / 詩 박 소향
길을 걷는다
돌부리가 몇 번 발끝에 채이고
횡하게 뚫린 바람이
무심히 버려진 가슴 한 쪽에
깊이 남은 생채기를 두드린다
숲이 가까워진다
구름이 가까워진다
수풀속 가시나무가
급한 심장의 박동을 한없이 찌르며
싸늘하게 열려 있는 숲길로 나를 내몰고 있다
끝없이 갈증을 풀어놓는 저 물소리
끝없이 상처를 두드리는 저 길노을
끝없이 추억을 흘려놓는 저 찬바람
사랑은 어디서든 눈부시고 환하구나
돌아서면 구름처럼 흐르고 말 것인데
돌아보면 바람처럼 지나치고 말 것인데
돌아가면 떠나왔던 자리로 오고 말 것인데
미움도 삭이고 그리움도 삭이고
하얗게 흩날리는 엉겅퀴 홀씨
목 울까지 출렁이는 달빛에 섞여
당신이 준 영원한 추억속으로
나는 간다
시집;바보가 되어도 좋았습니다 그대를 사랑할 때 만큼은 중에서
박소향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분粉]과 "시향동인사화집 시의향기"가 곧 출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