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터에는

      글/이병주

      채 넘기지 못한 숨 달래가며
      찾아온 성터에

      수천 년 세월의 흔적 속에
      들려오는 선인들의 아우성
      아직도 바람 따라 들려오고

      닳아서 둥그런 돌멩이에
      남아 있는 발자국은
      눈을 감아야 보이는구나.

      잠시 숨 고르며 눈과 귀를 기울이면
      당신들의 한 맺힌 눈물은
      졸졸졸 나오는 샘물의 근원이요
      부서진 뼈는 썩어
      지천에 나무 키운 밑거름이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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