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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의 바다에서   -  김 미경

 

 

어둠이 바람과 함께 몸을 눕히고

바다는 출렁이며 문을 연다

빨갛게 퍼지는

금빛 비늘 돛힌 해는

긴 밤 기도로 밝히던 사람들에게

풀어진 상심을 꺼내들고

끝없는 수평선에 쏟아 붓는다

 

바다도

바람도

오늘만큼은

웃음으로 눈물로

올올히 번지지만

쏟아버린 상념들은

심연의 침묵 속으로 빠져

다시 내일의 해를 맞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