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가는 고향 길 / 오광수
내 어머니의 체온이 동구 밖까지 손짓이 되고
내 아버지의 소망이 먼 길까지 마중을 나오는 곳
마당 가운데 수 없이 찍혀있을 종종걸음들은
먹음직하거나 보 암 직만 해도 목에 걸리셨을 어머니의 흔적
온 세상이 모두 하얗게 되어도 쓸고 또 쓴 이 길은
겉으로 내색하진 않아도 종일 기다렸을 아버지의 숨결
오래오래 사세요. 건강하시구요
자주 오도록 할게요. 그냥 그냥 좋아하시던 내 부모님.
언제 다시 뵐 수 있을까요? 내 어머니, 내 아버지
이젠 치울 이 없어 눈 쌓인 길을 보고픔에 눈물로 녹이며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