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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겨울의 노래 / 오광수 겨울에는 하얀 눈이 있어 좋습니다. 하얀 눈꽃이 조용히 내리면 매섭게 설치던 찬바람도 아침에 보이던 산새들도 덩달아 가만히 숲으로 와서 사락 사락 노래를 들으며 쉬다 갑니다. 겨울에는 하얀 노래가 더 좋습니다. 두 손을 입에다 호호 모으고 가만히 혼자서 부르면은 하얀 입김으로 피어올라 처마끝 고드름 녹는 소리와 살랑 살랑 박자를 맞추며 날아갑니다. 겨울에는 봄을 기다려서 좋습니다. 하얀 목련이 마당에 필 때면 조용히 잠자던 봄바람도 숨었던 화사한 꽃 노래도 은근히 우리네 곁으로 와서 두근 두근 사랑의 가슴을 두드립니다. 겨울에는 내 님 마중가기 좋습니다. 강물이 추워서 서로 안으면 님이 부르시는 노래라도 멀리서 희미한 모습이라도 들리든 보이든 그날이라면 걸음 걸음 날으듯 저 강을 건너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