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날의 초상
글/ 장 호걸
옛동산에 올라 휘파람 불며 그 길을 걷노라니
자그마한 모습들이 영락없이 인형 같았어,
바람불어 얼굴을 지나칠 때, 우리들의 볼은 어찌나 붉던지
지금은 잊혀가지만 마음은 언제나 옛동산에 있어
옛 친구들 이름은 가물가물하여도
코 흘리며 뛰어 놀던 얼굴들이 눈 속에 그대로 있어
옛동산 가득 울려 퍼지는 아련한 그리움 속엔 우리가
아직도 별처럼 반짝인다.
어느덧 와버린 하얀 눈송이 머리에 이고
세월 먹은 아쉬움에 머물지만, 옛동산 그리운 얼굴을
생각만 하면
나이와 세월을 씻어주는 한줄기 소낙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