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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아래서 글/이병주 어젯밤 눈보라 치더니 여태 지켜온 이파리 하나는 날지도 못하고 노란 종이학으로 빙그르르 돌다가 눈과 함께 떨어지고 가을비 이겨온 쭈그러진 열매마저 버티지 못해 하얀 눈 속에 떨어지면 세월 줍는 나그네 허리 구부리고 주워 간다. https://leebj.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