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년
글 / 윤 정 덕
도시를 떠나
멀리 있는 침묵을 찾아 나섰다
강가에 서서
상흔[傷痕]처럼 퍼지는 여울
바람이 지나간 뒷모습을 보고 있다
세월은 피곤한 육신에
검은 천을 두르고 앉아 있고
은 잿빛의 머리칼은
약한 바람에도 몹시 흔들린다
그 먼 젊은 날
온 세상 텃밭에 훌훌 뿌려놓았던
맑은 꿈
고운 얼굴, 아름다운 인연들이
혼탁한 세상으로
자꾸자꾸 잊혀져 가도
닳고 닳은
나약한 간사함으로
눈 붉히며 붙잡지도 못했다
돌아보면...
사랑,
그리고 그리움으로
멀리 떠나간 적은 있어도
"중년이기 때문에"
이렇게 멀리 떠난 온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