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움으로 묻어 버리고

글/이병주

통곡이 뒤범벅인 채
일생의 수많은 흔적은
훨훨 타는 가마 속에서
사라져 가는 무섭고 긴 시간

검은 옷 입은 자 발버둥치는 소리는
설움으로 묻어버리고
망자는 연기로 사라져 가버리고
슬픔은 남은 자들의 몫

두 시간의 침묵은
기나긴 깜깜한 터널을 지나
말없이 남긴 하얀 가루 몇 줌은
봄이면 필 철쭉꽃 동산에 묻어 놓고
파란 하늘 쳐다보며 눈시울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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