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매
글 / 윤 정 덕
앙증스럽게 이쁜 그녀
"밥 배달 아지매"
말 품새가 강원도
마흔 언저리의 나이
성질 못된 아지매가 이름이다.
점심으로,
큰 쟁반 삼단으로 머리에 이고
돌아가는 골목마다
밥 냄새가 바람을 타면
그녀의 앙증스러운 얼굴이 그려진다.
주변 말에는
품에 안은 사내가 몇 있단다.
심통으로, 눈은 웃는데
성질 못된 아지매라 부른다.
어쩌다 한가하면
턱괴고 앞에 앉아
신세타령이 전부였던 그녀
한때
자기만을 찾아오는
혼자라는 남정네와 사랑을 하며
못 생겨도 좋고
돈 없어도 착해서 좋고
그러다
어느 날 눈물 찔찔대며
슬퍼도 아름다운 이별을 했단다
낙엽 펄펄 날리는 가을 늦은 시간
눈물 콧물 깡소주와 같이 울더니
그녀를 영영 볼 수 없었다
밥 배달하다 정분이 나
하룻밤 정을 나눴을
몇몇 남정네는
곁눈질로 이죽되며 다녀가고
밥 그릇 통째
국에다 쏟아 먹는 둥 마는 둥
돌아오는 길...
가을 푸른 하늘이
괜히 밉고 쓸쓸하다
2004. 11.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