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머 니
글 / 윤 정 덕
약간의 초겨울 찬바람과
어스름 황혼이 내리는
텅 빈 들녘건너 작은 마을
올 이 누구 있어
모락모락 연기를 만들고 있는지...
타닥타닥,
마른 콩깍지, 가마솥 달구며
늙으신 어머니가
구수한 보리밥을 지으실까?
내 인생, 삶의 목표,
얼마나 크고 소중하여
조석으로 그 얼굴에 눈 맞추며
볼 비벼보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을까?
내 자식 위한다며
지쳐버린 영혼과 육신이지 만
세월 멀지 않아
내 자식 나와 똑같이
이런 설음 줄 일, 보는 듯 하여
주름진 두 손, 깍지를 끼어
당신 설움 내 서러움 모아 울고 싶습니다.
그리되면, 눈물이 흘러도
지으신 보리밥 한 끼라도 더 먹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