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온 것들의 슬픔

          詩.도혜숙


바람을 걷어차며 걷는다

고가도로 아래에는
평행선이거나 서로
엇갈려진 철로가
떠날 수 있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표정을 짓고 있다

가로등의 눈자위가
흐를 듯 출렁거린다
아까 마신 어둠이
울컥 치밀어 오른다
어디에선가 한 때의
우수로 추억진
기억다발이 일순간
풀어져 날린다

감정의 뜨거움이
물이 된다는 것으로
우리는 얼마나 슬픔 내지는
우울을 강요당했던가
떠나 간 것은 네가 아니었다

널 보내고 평생을
바람든 무처럼 서걱거린
어머니의 세월은 더욱 아니다
태어난 자리,
잃어버린 어머니의 심장에
넌 그대로 남아 있었다

떠나간 건 자유를 연호하던
저 오만한 철로이다
철로를 따라 나선 우리들이었다
채인 바람이 철로에
뛰어들며 흐느낀다

모든 떠나간 것들의 슬픔은
아무도 오래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