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박임숙

날 선 가시의 모습에서
서로 다른 세파에 씻기온
돌멩이처럼
크고 작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의 황색표지인
슬픔의 부호를 읽는다.

깊고 단단하여 부식되지 않는,

열리지 않는 세상을 향해
가시를 제 심장에 박는
쓰디쓴 자학을

세상을 향해 가시를 세우고 있지만
결국
제 살에 박혀있는 상처일 뿐

파랗게 사색이 된 미소는
부서진 영혼의 이탈을 두려워하는
안간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