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오시면 / 오광수


아침 일찍 일어나
그리운 맘 가득 담은 눈으로
님이 오실 길을 바라봅니다.

하늘 무지개 깨끗이 손질하여
길옆 전나무 가로수에
청등 홍등 걸어 놓고

웃으면서 오실 저 길엔
동편 고운 햇살로 수 놓은
황금색 양탄자를 깔렵니다.

보드라운 하얀 서리 모아다가
푸른 달빛색깔 넣어
반달 송편 만들어 놓고

가을 내내 모아둔 수정이슬은
서편 노을로 알맞게 데워
손 씻을 물로 마련하렵니다.

언제 오시렵니까?
쌓인 그리움이 너무 힘겨워
이젠 눈물 되어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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