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묵

다솔/이금숙

도토리 묵 한 그릇에
채워진 배가 까르르 웃고
풀 섶에 엉겅퀴 손에 휘잡아

그대들의 구리 빛 피부는
우리에게 희망의 광선
가을의 열매이어라.

배고 푼 허리 처 들고
호미 자루 내던진
새 이 를 도토리묵에
밥 한술 철석 넣어 먹노라

아랫집 샛 님
어, 어이 오 세요
새참 합시다. 슬렁슬렁
툭툭 털고 어어 잘 먹었소
세상에 부러울 것 없다 네

태양 낮아 날 저무니
온 날 세어 일손 어언 서산에 지고
도토리묵 언제 먹었나. 기별 없는
가난한 배 이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