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품고 사는 것은, 가슴으로 ◈  -김영천






◈ 품고 사는 것은, 가슴으로 ◈



                           -김영천



제 안에 癌을 감추고 사는 게

모두 詩가 되어 나온다면

나는 그 악다구니를, 음흉한 모사가를,

반전의 명수를,

가슴에 품겠습니다

단 한번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고도

그 암세포들을 생명의 근원으로 삼고

또박또박 詩를 써내려 가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고통이나 슬픔이 또는

모든 절망이

한 소절의 노래가 되어 흘러나올 때에

이미 죽은 자들이 모두 되살아나며

세상의 어둠이 마침내 끝나며

비로소 당신들과 내가 서로 소통하리니,



보소서

우리 안에 끝끝내 감추고 사는 세상을

그 질곡의 세월을

이제야 비로소 고백하는 것이니

한 마디 간절한 노래가 된다면

제 안으로는 당신들의 아픔조차도

끝내 품겠습니다



-김영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