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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도 ◈-김영천- ◈ 무인도 ◈ -김영천 침묵이나 적요, 무료 따위가 겨우 견디고 있으리라는 생각은 편견이었습니다 기껏해야, 안간힘을 써서 밀어내는 바닷물의 흰 거품이나 갈매기의 시체나 지친 바람이나 남아 있으리란 생각은 오류이었습니다 사람의 그 퇴폐적인 냄새와 웅웅거리는 소음, 또는 헛된 욕망대신 오, 온갖 이름 모를 들꽃의 향기며 아름다운 새소리며 뻐꾸기와 호랑나비가 함께 어울리는 숲이라니요 푸른 숲 그늘마다 낮은 풀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 파르르 춤을 춥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예고편처럼 그윽하게 펼쳐있습니다 사랑일까요 단언컨데, 우리는 오히려 제 안에 사막 같은 무인도 하나씩을 가두고 있습니다만 오늘은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입니다 - 김영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