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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게/박금숙 詩: 박금숙 산다는 것은 맨살에 꽃 한 송이 피워 가슴과 가슴으로 흥건히 적셔가는 일이라는 걸 봄, 너는 아느냐 넘치도록 적신들 겹겹이 쌓인 꽃잎 알다가도 모를 삶의 굴레라는 걸 봄, 너는 아느냐 살다 보니 잎 잎마다 볕살만 오르는 건 아니더라 소나기 한 번 퍼붓고 나면 도도하던 봉오리 한 겹 한 겹 벗겨지고 실체 없는 빈 가슴만 남는 것을 그래도 올 테면 오라 내 차가운 얼음장을 깨고 너를 들여앉힐 것이니 작은 풀밭 하나 만들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게 고만고만한 가슴으로만 눌러있다 가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