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의 사랑방 - 오시는 손님들의 영상 작품을 게시하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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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영천 글 - 에어컨을 들였다 현대적 감각이 좀 생긴 것 같고 제법 유산층인 것 같고 갑자기 환해진 날처럼 머쓱하다 묵은 진열장은 살짝 비키어 풀이 죽었다 진열장 안에 놓인 해묵은 도자기처럼 나를 그 사이에 두고 유심히 본다 나는 어디 가서나 저렇듯 순간적으로 냉정히 판단하는 그러면서도 일시에 속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그런 사람인가 그렇게 용의주도한가 모든 문을 밀폐시키니 금방 싸늘하게 소름이 끼치는 것이 내가 나를 단호히 세상과 격리시키던 , 언젯적 설움 같다 햇빛 부시는 것들 저 찬란한 것들 내 안과 밖의 기온 차이가 너무 심해 우리의 소통은 난망이다 늘 나를 가두고 내 밖에서 뜨겁게 닳아 오르는 것들을 그 빛나는 것들을 잠시 무연해하는 것이 겠구나 문득 창을 열면 갓 꺼낸 식빵처럼 잘 익은 공기가 우루루 잠자리 떼로 날아 올라 우리 사이로 꽉 차오른다 이제 냉동기를 끄고 다시 좀 따뜻한 빛깔과 향기로 익을까 그렇게 부풀어 오를까 월동하는 짐승처럼 나는 시방 참 곤란한 지경이다 내 많은 詩들은 그대여 지금 적절한가 냉방중 - 김 영천 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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