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동의 봄입니다. 소망이 이루어지는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 거기도 한 세상이구나 ◈
-김영천
비가 잦으니
보도블럭 그 좁은 틈새로
풀들이 파랗게 돋았다
날마다 질끈질끈 밟히면서도
무슨 외침처럼 아침마다
끈질기게
푸르다
지지리 좁아터진 틈새기로
뿌리를 내리뻗은 처신치고는
당당하기조차 하다
가끔 인적이 뜸한 곳에서는
오메메, 앙증맞은 것
깨알만한 꽃들을 피워물고는
온종일 나팔을 분다
제깐엔 향기라도 뿜어 나비를
부르는 것일까
쪼그려 앉아 들여다보니
어허 얼쑤, 거기도
한 세상이구나
꺾인 무릎을 힘차게 일으키며
걸어가는 저 젊은이
-전남시 제13호.2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