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 손님

 

이른 아침 전화벨 소리 급하다

딸이 수화기 건네 주며 외할머니야, 한다

수화기 너머 장모님이 손님을 대하듯이

-여보세요, 아, 장모님이세요

-그래, 이번 명절 지내고 미영 어미와

아이들과 왔다 가게,

-저 장모님 무슨 일 있으세요

-이 사람아, 무슨 일 있어야만 오라 하나

용무 끝난 수화기가 딸각 소리가 무심했나 싶은,

당고모 시집가 미국이 민가더니 친정 안 온다고

00년, 00년하고 아파하던 작은할머님이 수화기 같다

결국, 고모는 아직도 무소식이다, 잘살고 있으면 됐지

하며, 무소식을 참는 할머니, 고모 같은

삶의 아내를 바라보다, -친정에 한번 다녀와요

했을 뿐인데, 아내 얼굴 금세 백 년 같은 봄이 피어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