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 가을 장미 곱게 피는데 - 雲谷 강장원
이 가을 소슬하게 바람이 불어와도
내 화선지엔 빨간 가을 장미 피는데
썰렁한 보도 위에는
노란 엽서 날립니다
이 아침 바람 불어 파도가 부서지듯
그리움 새겨 넣은 엽서가 쓸려 가니
미리내 강물에 띄운
종이배는 무사할까
내 한 몸 세월 강에 이대로 떠내려가
슬픈 전설이 되거나
기다리다 굳어진
망부석
된다 하여도 기다리며 살 것을
가을 바람 몰아쳐도 화폭에 활짝 피는
선홍빛보다
더 붉은 가을 장미꽃
붓끝에
피우는 꽃잎 시들 리가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