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새가 앉은 섬 /조용순
그 눈 속에 담은 빛은 초록 섬광이었다
터트릴 듯 들여다 보는 그 속엔
세상에 나뒹구는 흔한 언어의 색깔이 아닌
광명의 깃털을 세운 신비의 빛이었다
어느 날 하얀 깃털 속에 사랑을 담고
푸른 바다 위를 훨훨 날아서
슬픈 영혼의 섬에 안착해
부리로 눈물을 닦아주던 날
그리움에 타던 작은 섬은
하얀 깃털을 품으며
하늘에 물빛 그림을 그려갔다
푸드득 날개 치는 강렬한 힘은
작은 섬을 흔들고
붉은 노을 앞에 가슴 열어
우주를 껴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