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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게 쉬엄쉬엄 살게나


여보게!
무엇이 그리도 바빠
바동대며 살게 무엇 있나

한번쯤은 찬물 한 그릇 마시고
고개 들어 하늘 한번 바라보며
기침 한번 내뿜어보면 후련할 건데

더러는 아는 것도 모른 체
모르는 것도 아는 체
두루뭉실 살아가구려

목이타면 목을 축이고
가슴이 답답하면
잠시 긴 호흡하면 될 것을

무엇을 그리 바동대며 사는가
세상 무엇 있나
쉬엄쉬엄 쉬었다 가게나

가다가 숨이 차면
잠시 주막에 들렸다
한 사발 마시고 쉬엄쉬엄 살아가구려

- 박정순 님, '여보게 쉬엄쉬엄 살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