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이란 반드시 이루어지라고 품는 것은 아니다. 소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다시 소원을 품을 수 있는 것. 그것이 소원의 진정한 효능이다.

 

   그는 요즘 다큐멘터리를 자주 본다. 오지를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빼놓지 않고 챙겨본다. 마음은 있으나 실행할 용기는 부족한 그에게는 적절한 대리만족이다.

 

   히말라야에 있는 한 오지 마을에 부임하는 젊은 선생님을 카메라가 담담하게 담고 있다. 부임지로 가는 데에도 며칠이 걸린다. 자신이 가르칠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을 그리며 먼 길을 가는 선생님이 돌 몇 개를 주워 쌓는다. 그리고 두 손을 모으고 소원을 빈다.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해주세요. 병들더라도 죽지 않게 해주세요. 죽더라도 좋은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세요."

 

   그의 눈에 눈물이 핑 돈다. 소원을 빌면서도 이거 다 이루게 해달라고 떼쓰지 않는다. 소원마저 한 걸음씩 양보하는 맑은 영혼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소원이란 반드시 이루어지라고 품는 것은 아니다. 소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다시 소원을 품을 수 있는 것. 그것이 소원의 진정한 효능이다.

 

글 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