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글 - 법정스님께서 남기신 글을 올립니다.
2022.05.05 22:58
오래 전, 집으로 들어서다가
문득 현관 앞 화단에 심어져 있는
이름 모를 화초들의 빛 에너지에 빨려들어가
나도 모르게 꽃에게로 다가가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채로
예쁘다 예쁘다 말해 주면서
그 꽃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 순간의 순수는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환희였지요
가끔 그렇게 문득 문득
꽃과 마주하면 꽃이 될 때가 있더라고요
너와 나의 경계가 허물어진 하나로
그저 존재로써
느닷없이, 어느 시상식장에서
배우 장미희씨가 말 했던 수상소감이
뇌리를 스쳐 지납니다
"오! 여러분~ 너무 아름다운 밤이예요"
저도 그러하기에 말입니다
이토록 곱고 화사한 봄날에 모두들 빛 에너지로 충만하십시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