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을 할 것 입니다.



시현


흐르는 시간이 산허리에 걸린

여름날 어느 아침나절에

가다서다 멈춰선 눈빛이

당신을 바라보고 섰습니다.

잊어버린 기억들이

흘러가는 개울가에

개망초 패랭이, 민들레 달맞이꽃

예쁘고 조촐한 이름 모를 꽃들이

어우러져 피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언제고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내가 흐를 수 없을 때

나를 흘러가는 것들로

흐를 수 있어 좋기 때문입니다.

멈춰있는 것이라고는 없는 세상

닻을 내리는 이 아침,

사랑하며 내가 사랑해야할

남겨진 것들을 위해

나는 사랑을 할 것 입니다.

그리고 오늘 당신에게

사랑의 편지를 부칠 일입니다.
(2013.07.21)